2005년 10월 31일
"체 게바라 평전" 을 다시 읽으며...

2주전...
에전에 읽었던, 체 게바라 평전을 다시 집어 들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무력감의 원인이..
삶이 힘들어서였는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에 초초해졌는지..
그건 잘모르겠지만..
나의 사고와 신념에 강한 공명을 일으킨 책이라,
지금의 무력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목적으로 다시 읽어 들어갔다.
여전히 그 책 속에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가던 "체 게바라" 가 살아 숨쉬고 있었고,
강한 정신력과 신념.. 삶의 치열함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예전보다는 더 정독에 가까운 자세로 책을 읽어가다가..
나는.. 중간에 책을 덮어버릴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의 임팩트와는 전혀 다른,
낯이 벌게질 정도로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체 게바라의 삶과, 내 자신의 삶이 대비되면서
나의 내면이 융기해 내 앞으로 다가오고,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뼈와 신경조직을 분리해내듯이
하나 하나 분해되어 적나라게 펼쳐진 나의 내면에...
나는 고개를 돌릴수 밖에 없었다.
자신에 대해서는 항상 성찰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나의 오만이.. 보기좋게 무너지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나"를 보면서 느끼는 그 이질감...
메스로 잘 회쳐지고 껍질 벗기어진 나의 내면의 내부를 보면서,
그동안 느껴왔던 익숙함을 느끼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어떤 사람들은(나조차도), 이런 내적인 인식의 오류가 고착되어,
외적인 기만으로 자연스럽게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누구나가.. (인터넷이 발달한 이 사회에서는)
내면의 본질을 살포시 가리고 가끔은 내가 아닌듯한 나로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특히 네티즌의) 일반적인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마저 모호해져..
(온라인이 오프라인 관계의 확장에 한 축을 담당하는 요즘으로서는...)
자신을 예쁘게 재포장한 뒤,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전혀 아무런 위화감을 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건 어쩌면.. 나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단, 온라인과의 연관성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나의 지적인 허영심과 오만이,
얼마나 나의 본질과 현실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었는가...
내가 아닌듯한 내 자신을..
나인지 아닌지도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위의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치열하게 괴롭히는 덕에.. 체 게바라 평전은
본래의 목적(무력감 상쇄)을 잊어버린 채 봉인이 되었다.
뭐.. 덕분에, 2주가 지난 지금에도..
내 자신에 대한 치열함의 상실과,
그 상실의 원인이 되는 자기기만와 지적 허영에 대해서..
지속적인 사고의 정리를 하고 있다.
아마.. 블로그에 이런 류의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일 것이다.
Monologue 라는 카테고리에서도, 살짝 실루엣만 보여주는 게 전부였었는데..
이제는 사고의 충돌도,
고민과 갈등도.. 그리고 다소 유치한 일상도..
약간은 커밍아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
- 뱀발 -
그건 그렇고,
이놈의 글솜씨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안보이는구나...
에혀... -_-
# by | 2005/10/31 03:10 | Monologue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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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이라는 용어가 아주 귀여워요. ^^
저 먼산 경치 좋다 처럼의 느낌처럼.-
그의 확신과 열정.-(번역체와 너무 영웅 미화는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부러워 하지 않을 수 없자나요 :)
에우님 / 그렇죠... 많이 부럽습니다. ^^
혹시 저 뱀발이라는 용어는.. 설마 사족이라는 뜻? 귀엽군요. ^^
요즘 저에게도 필요한 책인거 같아요..